[기고] 새로 제정된 '지속가능성 공시'의 목적

입력 2022-05-29 17:08   수정 2022-05-30 00:10

국내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로 더 잘 알려진 ‘지속가능성 공시’에 변화가 예고된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변화의 방향이 무엇인지, 변화 후에 새로운 공시가 담게 될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갑론을박이 있었다. 상황이 변한 것은 최근이다. 영국 런던의 국제회계기준재단은 지난해 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라는 기구를 설립하고 앞으로 전 세계가 사용할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제정했다. 최근 새 기준의 일부가 초안 형식으로 공개됐다.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이 정해지면 여러 국가가 이 기준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상당수 기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가능성 보고를 해오고 있다. 지난해 180여 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공개했다. 대기업들은 지속가능성 공시가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다. 확정된 ISSB 기준이 나오면 과거 보고서를 기초로 내용과 형식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기준에 근거해 작성할 새로운 공시는 이제까지 기업들이 작성하고 공개하던 지속가능성 보고서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 대상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인 만큼 기업은 각자가 당면하고 있는 ESG 관련 문제를 빠짐없이 보고하면 된다.

그러나 새로운 기준은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보고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공시할 내용을 보자. 이제까지의 공시 내용이 기업이 환경이나 지역 주민, 소비자 등에게 미치는 영향이었다면 향후의 공시 내용은 이와는 반대로 환경 변화나 주민 요구 또는 소비자 행태의 변화가 기업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요구를 기업이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지가 될 것이다. 공시 형식과 방식도 달라진다. 현재와 같은 계량화된 수치의 보고뿐만 아니라 기업의 전략과 계획 그리고 그 성과도 서술하는 방식으로 달라질 것이다.

최초의 ISSB 기준이 올 연말 확정된 뒤 2차·3차의 기준이 순차적으로 제정되고 공표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제정된 ISSB 기준이 국내에 즉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지만 채택 시기와 방식은 각국이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새 기준을 언제 채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게 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ISSB의 기준 제정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과 기준의 기술적 내용에 대한 검토는 국내에서도 이미 진행 중이다. 국제회계기준의 국내 도입과 제정을 맡은 한국회계기준원이 외부 전문가들과 민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ISSB 기준 도입 타당성부터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고 결과도 곧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회계기준원은 3월 공표된 새 기준서 초안에 대한 검토 작업도 별도 자문기구를 통해 진행 중이다.

새 기준서가 요구하는 변화는 사실 보고서의 변화가 아니고 경영의 변화다. 새로운 기준에 따른 정보를 완벽하게 공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가 충실한 지속가능 경영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에 기업이 얼마나 용의주도하게 전략을 세우고 대응하는지를 공시를 통해 주주들에게 보고하라는 것이 새 기준의 주문이고 요구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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